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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는 누가 뽑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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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샵에 방문해서 타로를 보면 으레 거치게 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카드 뽑기입니다. 리더는 카드를 섞어 테이블에 펼친 후에 카드를 고르게 합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심장과 가까운 왼손으로 뽑으세요."와 같은 규칙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과연 이런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근거가 있는가?


없습니다. 적어도 웨이트 본인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웨이트 이전의 타로 관련 원전에서도 이런 내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비단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의 포럼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이지만 정작 고전 시대에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이며, 근거라고 제시하는 내용은 '왼손이 마음과 더 가깝기 때문'이라는 정도입니다. 사실 고전 시대의 연구자들은 복잡한 의식이 추가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쓸데없이 혼잡한 규칙을 거부하는 것은 당대의 연구자들의 책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2. 효과는 있는가?


신비주의 계통에는 근거가 부실해도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경우가 없진 않기 때문에 실제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른손으로 뽑았을 때와 왼손으로 뽑았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지 실험을 해보면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양쪽 모두 리더의 역량만큼 리딩이 나옵니다. 해당 리더에게 어려운 배열이라면 왼손으로 뽑든 오른손으로 뽑든 어렵고, 쉬운 배열이면 쉽습니다. 큰 효과는 없습니다.


3. 전혀 가치가 없는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선 오프라인 샵은 대면으로 손님을 맞아야 하고, 카드를 섞고 나열해서 해석하는 과정에서 심심함을 느낄 수 있는 시커를 리딩에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장점은 존재합니다. 일종의 퍼포먼스인 셈이지요. 개인적으로 이런 방법은 쓸데없는 상술이라 생각해서 꺼리는 편이지만, 각자 필요에 의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퍼포먼스로 손님의 이목을 끌어서 집중도를 높이겠다면 가치가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과적으로 선택 사항인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초보자에게 필수적인 정설처럼 여겨지는 세태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제가 근거도 없고 효과도 없는 방식을 두루뭉술하게 취향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보고 배우려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타로는 원래 왼손으로 뽑는 거야"와 같은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글 남깁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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