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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와 점성술, 불가분의 관계인가?

최근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면 점성술과 타로를 연계해서 본다는 주장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타로 연구자로서 이에 대해 평하려면 우선 역시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라이더-웨이트 타로 덱을 제작한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이하 웨이트)는 오컬티스트로서 여러 신비주의 조직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컬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체가 있습니다. 타로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들어봤을 단체인



황금 헤르메스 여명회(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 이하 황금여명회)입니다. 웨이트 역시 이 단체의 회원이었고, 자신의 타로를 제작할 때에 황금여명회의 철학을 상당부분 반영하였습니다. 황금여명회는 기존에 연구자들이 사용하던 마르세유 타로(클래식이라 불리우는)를 배제하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타로카드를 제작하여 사용했습니다. 단체의 설립자들 중 한 명인 맥그리거 매더즈가 계시를 받아 단숨에 제작했다는 이 타로는 조직 내부의 회원들이 손으로 따라 그려서 복제하는 방식으로 전해졌습니다. 황금여명회가 분열되고 후대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메이저 아르카나를 히브리 알파벳과 점성술에 대응했던 고유한 체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황금여명회의 점성술/히브리어/타로카드 대응 문서

그렇다면 웨이트도 황금여명회의 소속이었으니 당연히 점성술 연결과 히브리어 알파벳까지 대응을 했을까요? 그는 자신의 타로를 설명하기 위해 초판본을 발매한 이듬해인 1910년에 타로의 그림열쇠(Pictorial key to the tarot)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였는데 여기에는 타로 카드의 역사와 다른 연구자들에 대한 비평, 그리고 새롭게 개정된 웨이트 타로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서 웨이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히브리어 알파벳대응하지 않았다." "다른 어떤 점술 체계와도 연결하지 않을 것이다."

웨이트는 황금여명회의 주요 멤버 중 하나였지만 그들의 철학에 완전히 동의하는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는 카톨릭 신도였으며, 다른 구성원들이 헤르메스주의적 신비주의를 신봉할 때 기독교적인 신비주의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후대에 제작된 황금여명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작된 타로와 웨이트 타로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느껴집니다.



공주 왕자 여왕 으로 웨이트의 시종 기사 여왕 체계와는 다른 골든 던의 타로


핍 카드도 느낌이 다르다.

분명히 유사한 카드도 존재하지만 명백히 다른 카드도 많이 보입니다. 따라서 웨이트는 황금여명회의 헤르메스주의 사상과는 다른 독자적인 타로를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카드를 자세히 살피면 일정 부분 황금여명회 시스템을 수용한 흔적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타로의 그림열쇠>에 언급된 웨이트의 발언을 고려해보면 점성술적인 연결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갓 입문한 초보자 분들이나 이론적 공부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분들이라면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인터넷에 나오는 연결 체계를 받아들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타로카드는 제작자의 설명서를 기준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함정에 빠지지 않고 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시길 바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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